땀똔의 프로필 사진

SONYLOVE님께...

    Memories

 

돌아가신 아버지를 많이 닮아서 그런지 꼬꼬맹이 때부터 멍이를 좋아했습니다..

4~5살 무렵이었나 털이 복실한 덩치 큰 개를 말 타듯 타고 놀던 그 기억이 선명해서인지 멍이가 너무 좋았네요..

 

중간중간 스쳐갔던 녀석들이 많았지만, 제 인생에 인연이라 할 만큼 정을 주고 받았던 녀석이 딱 한 녀석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동네 형이 새끼 한 마리를 데려왔는데 피부병이 너무 심해서 골머리를 앓다가 저를 주시더라고요..

 

애견에 관한 제대로 된 정보를 구하기도 힘들고 동물병원도 없던 그 시절에,

아버지가 효과가 있다는 약을 구해 오셔서 2년 여를 매일 녀석에게 신경을 쏟았습니다..

그걸 아는지 아버지 보다 저만 바라보고 제 말은 기가 막히게 알아먹는 여동생이 하나 생겼더라죠..

 

중3 여름방학 때 친구들하고 지리산 갔다가 정말 죽을뻔 했는데,

집을 떠나는 그 날 가족들 얼굴은 못 보고 새벽에 얼굴 본 게 욘석이여서 그런지 저한텐 각별합니다.. ^^;

 

철이란게 없던 시절이라 영원히 내 옆에 있을 줄 알았던 녀석이 제 앞에서 숨 넘어가는 걸 한 번 보곤,

얼굴 까먹지 않으려고 울면서 찍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이랍니다..

 

너무 보고 싶어서 이 사진은 일부러 안 보는데 오늘은 써니 때문에 뽀삐 사진 꺼내어 봅니다..

오랜만에 이 사진을 보니 지난 14년을 함께 했던 추억에 기분도 좋고 눈물도 나고 그러네요..

 

 

저는 무신론자이지만,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가면 이승에서 키우던 개가 마중나온다는 말을 믿고 싶고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짧은 견생이었지만 써니도 행복했을 거라 확신합니다..

SONYLOVE님이 그렇게 만들어 주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