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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화과~

    Memories

 

 

복숭아 알러지가 심한 체질을 가진 나..

복숭아를 비롯 인간의 궁뎅이를 닮은 복숭아 사촌들도 먹질 못하는 불쌍한 몸뚱아리.....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과일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그나마 때가 되면 생각나고 내돈내산하는 유일한 과일이 무화과이다..

 

6~7살 무렵.. 초딩학교 입학하기 전이라는 것은 확실한 기억이다..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수위 아저씨의 감시망을 피해 학교 안에 잠입 운동장 외각의 나무 숲 아래에서 놀고 있었는데..

 

흙바닥에 뭔가 요상하게 생긴 무언가를 발견하곤 둘이서 동시에 얼음..

한참을 들여다보곤 무화과 열매라는 것을 알아챘다..

 

落花한 무화과는 말 그대로 곤죽이 되어 있었지만 속살이 불그스름하고 단내가 진동하길래,

친구와 나는 "먹어보자!" 라며 집어 들었다..

 

너무나 잘 익어 물컹하던 무화과..

 

동시에 맛을 보던 우리는 동그랗게 뜬 눈으로 서로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친구와 이구동성으로 내뱉은 말이 "와~ 맛있다!"였다..

 

나는 여태껏 그 무화과만큼 맛난 무화과를 맛본 적이 없다..

무화과를 숙성해도 그 맛은 나지 않았다..

 

꽤나 정확히 기억하는 나의 미각 70%와 추억이 깃든 맛 30%..

인생무화과...

 

오랜만에 들린 골목길에서 만난 아주 큰 무화과나무가 수십 년 전의 나로 이끌었다..

그날 같이 있었던 나의 부랄친구, 오랜만에 소주 한 잔 해야겠다.....

 

 

 

 

 

Canon PowerShot G5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