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호떡을 참 좋아하던 나였다..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호떡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더라..
그런 추억이 쌓여서 그런지 군것질을 그리 즐기지 않는 내가,
학창시절에도 성인이 되어서도 호떡은 꼭 하나씩 물고 다녔다..
언제부턴가 씨앗호떡이 유행을 타면서 남포동 극장가쪽 좌판골목에도 그 바람이 불더라..
원조격인 서면에서 맛나게 먹은 기억이 있어 이집저집 다 맛을 봤는데..
제대로 잘하는 집은 딱 한군데..!
큰 키의 그 사장님의 가게는 일단 호떡을 잘 굽는다..
속도 많이 넣어준다.. 그것도 모자란 사람은 더 넣어먹으라고 씨앗을 담은 통도 앞에 놔둔다..
욕심에 한 숟갈 넣어서 먹어봤는데, 씨앗의 맛만 느껴지고 순간 다람쥐가 되는 느낌이라 그 뒤론 그냥 먹었다..
어느 날, 1박 2일 프로그램이 여기를 다녀갔더라..
승기가 먹었던 집만 대박 터지고 나머지 호떡집은 초상집 분위기..
반년은 버텼던가.. 예상했던 대로 나의 그 단골집은 없어져 버렸다..
납작하게 굽는 호떡을 파는 곳이 없고 해서 지금은 남포동 골목에서 호떡을 사 먹진 않는다..
이 골목에서 씨앗호떡을 제대로 하는 집이 없는 게 그 이유이다..
나에겐 추억의 음식이자 유일하게 사 먹는 길거리 음식이 호떡이고,
10여 년을 자갈치를 내 집처럼 드나드는 나에게 정말 훌륭한 간식거리였는데 그 집이 사라져서 정말 아쉽다..
겨울철이면 생각이 더 간절해서 요즘도 참 생각이 많이 난다..
그래서, 1박 2일 프로그램이 참 밉다..
그리고, 그 호떡집 사장님이 그립다...
SONY NEX-C3
SIGMA 30mm F2.8 EX DN
2012. 5. 17.
남포동 |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