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똔의 프로필 사진

자갈치에 새로운 갈매기 종(種)이 나타나다..

    Seagull

@2018. 2. 22. [흐림]

 

 

쟁여놓은 총알[각주:1]이 떨어져서 아주 오랜만에 자갈치를 찾았다..

재갈매기들은 이동을 시작해서 몇 마리 남지 않았을 테고,

괭이갈매기라도 신나게 날아주기를 바라며 도착해보니 괭이갈매기가 대박이더라..

신나게 찍고 이번 배터리만 비우고 가야지 하는데..

 

시력 꽐라인 내가 봐도 멀리서부터 날아오는 한 녀석의 상태가 심상찮길래 지켜봤다..

 

 

유출된 기름띠 위에 잘못 앉은 붉은부리갈매기겠거니 했는데..

부리 색깔도.. 뒤통수의 무늬도.. 다리의 색도 그렇고.. 처음 보는 녀석이다..

심장이 마구 요동치면서 안 그래도 덜덜거리는 손이 더 떨리더라.. 탐조하시는 분들의 심정이 이런걸까....

 

 

 

자갈치에는 텃새인 괭이갈매기가 살고 있고..

한국재갈매기 한두(?) 마리가 가끔.. 아주 가끔 얼굴을 보여준다..

겨울철엔 철새인 붉은부리갈매기재갈매기가 이동해 오는데..

자갈치에서 볼 수 있는 갈매기는 텃새, 철새 다 합쳐서 이 4종(種)이 전부였다..

 

 

 

녀석의 정체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는데 녀석에게 묻은 기름 때문인지 정확하게 구분을 못하겠더라..

이대로는 잠을 못 잘 지경이라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염치 불고하고 새 박사님께 메일을 띄우는 나..;;

늦은 시간임에도 친절하게 설명까지 곁들여주신 Larus Seeker님 정말 감사합니다..

 

 

 

 

 

녀석의 이름은 세가락갈매기이고..

동해안 위쪽 (주로 속초 위쪽) 에서 보이는 녀석이며..

원래의 월동지와 200km나 떨어진 남쪽에서 욘석이 보인게 본인께서도 놀라우신듯 하셨고..

갈수록 개체 수가 줄고 있는 안타까운 종이라고 알려주셨다..

 

 

 

 

 

한참을 찍다가 새로 간 배터리가 다 되어갈 즈음에 뭔가 눈에 들어오더라..

욘석은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게 원을 짧게 그리며 빠르게 돌고 있고..

덩치는 붉은부리갈매기와 비슷한데, 날갯짓이랄까 비행하는 방식은 중형종(種)인 괭이갈매기를 닮았다..

 

200km를 잘못 날아와서 배가 고파서 그렇게 열심히 날았던걸까..

그래서 시커멓고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았던건가..

몸에 묻은 기름이 녀석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치지는 말아야 할 텐데.....

 

 

 

 

덩치는 작지만 아주 멋지게 날아주는 너란 녀석..

너는 새우깡 말고 싱싱한 생선으로 던져줄 테니 자갈치에 자리 깔고 살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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