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똔의 프로필 사진

에네루프의 추억 feat. 칠백이

    Memories: Reboot

 

 

Nikon D700은, D3(S)의 그것이나 에네루프8알 배터리를 사용하면 초당 8매의 연사가 가능해진다..

'에네루프지옥'에 빠진 건 갈매기 사진을 찍으면서부터였다.....

 

 

Nikon D3(S)의 배터리EN-EL4(A)를 사용하는 연사셋을 구성하자니 당시엔 진입 문턱이 꽤 높다고 생각되었다..

배터리, 배터리실 체임버, 충전기까지...

 

 

'에네루프로도 8 연사가 되는데 굳이~'라며 에네루프 2조2 X 8를 구입했다..

8 연사의 짜릿함에 정신이 팔려 그것이 잘못된 만남인 줄은 생각도 못했다..

 

 

칠백이와 에네루프의 조합은,

완충된 배터리로 20 연사 정도 당기면 배터리 게이지가 반으로 떨어진다..

전압이 떨어지는지 그다음 연사속도가 뚝 떨어진다.. D700의 AF 성능도 떨어짐은 보너스!

몇 컷 더 찍다보면 밥 달라고 셔터 잠김..

웃긴 건, 배터리를 뺐다 끼우면 게이지가 다시 만땅 되었다가 한두 컷 찍으면 다시 밥 달라고 아우성....

연식이 된 배터리는 그 증상이 더하고, 새 배터리라도 겨울철 영하의 날씨엔 연사 날리기 무서울 정도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

 

더 비싸고 더 무거운 프로 버전은 괜찮을까 싶어 구입해 봤는데 큰 차이는 없고 재품 수명만 현저히 짧더라..

제품 수명이 한참 남았는데 뻑 나는 녀석이 많기도.. 에네루프 프로는 못 쓸 물건이다..

 

 

애니웨이~ 이걸 알았을 때 목돈이 좀 들더라도 갈아탔어야 했다..

무슨 오기가 발동했을까, 에네루프를 계속 추가로 구입하는 나란 늠..

8구 충전기 두 개에 6조6 X 8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지옥에 그렇게 십여 년을 빠지게 된 것이었다.....

 

 

 

 

 

 

에네루프 배터리를 사용할 일이 생겨 충전하는데 제일 먼저 구입했던 배터리가 눈에 들어온다..

"2010. 4. 1."

 

 

 

 

15년차 배터리가 6개나 살아남았다..

제품 수명이 1000회 충전인 초기 버전인데,

얼추 계산해 보니 1000회 언저리쯤 충전하지 않았을까.. 더 되었을지도...

십여 년간 묵은 때를 벗겨주었다.. 욘석들 수명이 다하면 버리지 말고 칠백이 옆에 모셔놓아야겠다..

 

 

 

 

 

 

- PS -

쪼꼬미 Jack군이 이것저것 다 물어뜯고 다닐 때다..

아빠 심심하지 말라고 에네루프 충전기의 전원코드를 맛나게 씹어서 여러 조각 만들어놨더라..

뭉디시키! 그날 밤 눈물을 글썽이며 전원코드 이어 붙이던 기억이 떠오른다.. @.@

 

 

 

Nikon Coolpix P5100

Godox TT520 II

2024. 8. 25.